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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시스와 선물 프리미엄 — 레버리지 과열을 가격보다 먼저 읽는 법

현물과 선물의 가격 차이와 무기한 선물 프리미엄은 시장의 레버리지 과열과 디레버리징을 가격이 움직이기 전에 보여줍니다.

> 현물 가격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만 보여줍니다. 레버리지가 어느 쪽으로 몰렸는지는 베이시스와 펀딩이 *먼저* 알려줍니다.

베이시스(Basis)는 선물 가격에서 현물 가격을 뺀 값입니다. 선물이 현물보다 비싸면 양의 베이시스이고 이 상태를 콘탱고(Contango)라 부르며, 선물이 현물보다 싸면 음의 베이시스이고 이 상태를 백워데이션(Backwardation)이라 부릅니다. 만기가 정해진 분기 선물에서는 이 차이를 연율로 환산해 캐리(Carry) 수익률로 읽고, 만기가 없는 무기한 선물(Perpetual)에서는 펀딩(Funding)이라는 주기적 정산이 그 차이를 메웁니다. 어느 쪽이든 가리키는 것은 하나입니다. 지금 이 시장에서 레버리지가 어느 방향으로, 얼마나 치우쳐 있는가입니다.

대부분의 트레이더는 현물 가격 한 줄만 봅니다. 차트를 열면 캔들이 있고, 그 캔들이 오르내리는 것으로 시장의 상태를 판단합니다. 가격이 신고가를 만들면 강세, 가격이 무너지면 약세로 읽습니다. 같은 가격이라도 그 가격을 만든 자금이 현물 매수인지 레버리지 롱인지는 캔들 한 줄에 나타나지 않습니다.

베이시스와 펀딩은 그 빈자리를 메웁니다. 가격이 같은 자리에 있어도 베이시스가 크게 벌어져 있으면 레버리지 롱이 과열된 상태이고, 베이시스가 음수로 돌아서거나 펀딩이 깊은 마이너스로 떨어지면 시장이 공포에 빠져 숏으로 몰린 상태입니다. 이 글에서는 베이시스와 펀딩으로 레버리지 편중을 가격보다 한 박자 먼저 읽는 법을 다룹니다.

같은 가격이라도 베이시스와 펀딩이 드러내는 레버리지 편중의 차이

베이시스는 가격이 같아도 레버리지 편중을 다르게 보여준다

베이시스는 지금 레버리지가 어느 쪽에 얼마나 쏠려 있는지를 보여주는 값입니다. 선물을 사려는 자금이 현물보다 많으면 선물 가격이 현물 위로 밀려 올라가고, 그 차이가 곧 양의 베이시스입니다. 차이가 클수록 더 많은 자금이 더 높은 가격을 감수하면서 선물 롱을 들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무기한 선물에서는 이 차이를 펀딩이 강제로 정산합니다. 선물 가격이 현물보다 높으면 롱 포지션이 숏 포지션에게 8시간마다 펀딩을 지불하고, 이 비용이 선물 가격을 현물 쪽으로 끌어내립니다. 펀딩이 양수로 높게 유지된다는 것은 롱들이 비용을 내면서까지 포지션을 들고 있다는 뜻이고, 그만큼 롱 편중이 강하다는 분명한 신호입니다.

2024년 3월 BTC가 그 전형입니다. 3월 1일부터 14일까지 무기한 선물 펀딩은 8시간당 0.05%에서 0.09% 사이를 계속 유지했습니다. 0.05%를 연율로 환산하면 하루 세 번 정산되므로 약 55%, 0.09%면 연율 100%에 육박합니다. 같은 기간 현물과 선물의 일봉 종가는 거의 붙어 있었지만, 현물 가격만 봐서는 보이지 않던 레버리지 과열이 펀딩에는 또렷이 나타나 있었습니다. 가격은 강세로 보였고 실제로 73,000달러까지 올랐지만, 그 상승을 떠받친 것이 비용을 감수한 레버리지 롱이라는 사실은 펀딩에만 나타났습니다.

펀딩이 연율 50%를 넘어가면 과열로 본다

펀딩 수치 하나만 보면 작아 보입니다. 8시간당 0.05%는 무시할 만한 수치로 느껴지지만, 무기한 선물의 펀딩은 하루 세 번 정산되므로 누적되면 무겁습니다. 0.05%를 365일 동안 환산하면 약 55%이고, 이 정도면 롱을 1년 들고 있을 때 가격이 그대로여도 펀딩 비용만으로 원금의 절반 이상이 빠져나갑니다.

이 비용 구조 때문에 펀딩이 레버리지 편중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펀딩이 연율 50%를 넘어 지속된다는 것은 시장 참여자들이 그 비용을 내고도 롱을 유지할 만큼 상승을 확신하고 있다는 뜻인데, 모두가 같은 방향을 확신할 때가 포지션이 가장 한쪽으로 치우친 순간입니다. 한쪽으로 치우친 포지션은 작은 하락에도 연쇄 청산으로 번지기 쉽습니다.

2024년 3월 BTC가 73,000달러대 고점을 향해 오르던 구간이 그랬습니다. 3월 초·중순 펀딩은 연율 90%를 넘나들 만큼 과열됐는데, 이는 롱이 극단적으로 쌓였다는 신호였습니다. 3월 중순 고점에서 가격이 꺾이자 그 롱들이 한꺼번에 청산되면서 3월 19일 저점 61,555달러까지 약 15% 하락했습니다. 현물 차트만 본 트레이더는 73,000달러 고점에서 강세의 정점을 봤지만, 펀딩을 본 트레이더는 그 과열이 가장 위험한 자리라는 신호를 며칠 전부터 받고 있었습니다.

펀딩이 연율 과열권까지 치솟으며 롱 편중이 정점에 이른 국면

음의 베이시스와 마이너스 펀딩은 공포를 직접 가리킨다

베이시스가 음수로 돌아서는 백워데이션은 무기한 선물에서 펀딩이 마이너스로 떨어지는 형태로 나타납니다. 선물 가격이 현물보다 싸졌다는 것은 숏을 치려는 자금이 롱보다 많아졌다는 뜻이고, 이때는 숏 포지션이 롱에게 펀딩을 지불합니다. 시장이 하락을 확신하고 숏으로 몰릴 때, 그리고 강제 청산으로 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질 때 펀딩은 깊은 마이너스로 떨어집니다.

깊은 마이너스 펀딩이 바닥 신호로 읽히는 이유는 그것이 항복의 흔적이기 때문입니다. 펀딩이 크게 음수라는 것은 숏들이 비용을 내면서까지 하락에 베팅하고 있다는 의미이고, 동시에 청산당한 롱들의 매물이 이미 시장에 쏟아진 뒤라는 의미입니다. 팔 사람이 거의 다 팔고 난 자리에서 숏 편중만 극단으로 남으면, 작은 반등에도 숏 커버링이 연쇄로 일어나며 가격이 빠르게 되돌려집니다.

2021년 5월 19일이 가장 선명한 사례입니다. BTC는 그날 43,000달러 부근에서 30,000달러까지 하루 만에 무너졌고, 펀딩은 오전 0.036%에서 같은 날 16시 -0.0897%로 급락했습니다. 연율로 환산하면 약 -98%로, 그 구간에서 가장 깊은 마이너스 값이었습니다. 30,000달러 저점이 정확히 그 자리였고, 이후 가격은 며칠 만에 40,000달러대를 회복했습니다. 현물 가격만 본 트레이더에게 30,000달러는 끝없는 하락의 한복판이었지만, 펀딩을 본 트레이더에게는 숏이 극단으로 치우친 항복의 자리였습니다.

급락과 동시에 펀딩이 깊은 마이너스로 떨어진 항복의 바닥 국면

분기 선물의 연율화 베이시스는 캐리로 환산해야 보인다

만기가 정해진 분기 선물에서는 베이시스를 절대값으로만 보면 시장 상태가 파악되지 않습니다. 연율 수익률로 환산해야 비로소 보입니다. 만기가 3개월 남은 선물이 현물보다 2% 비싸다면, 그 2%는 3개월에 대한 값이므로 연율로는 약 8%입니다. 만기까지 남은 기간이 짧을수록 같은 절대 베이시스라도 연율 캐리는 커집니다.

이 연율 캐리가 레버리지 수요가 얼마나 강한지를 직접 보여줍니다. 캐리가 연율 5% 안팎이면 차익거래자가 현물을 사고 선물을 파는 무위험 거래로 메울 만한 평범한 수준이지만, 캐리가 연율 20%를 넘어가면 그만한 비용을 감수하고도 선물 롱을 들려는 수요가 강하다는 의미입니다. 차익거래자가 들어와도 그 수요를 다 흡수하지 못할 만큼 롱이 몰려 있을 때 캐리가 높게 유지되고, 강세장의 정점에서 분기 선물 캐리는 흔히 연율 20%에서 40%까지 치솟습니다. 이 수준이 지속되면 무기한 선물 펀딩이 높은 것과 같은 과열 신호로 읽습니다.

만기가 다가오면 분기 선물 베이시스는 0으로 수렴합니다. 만기일에는 선물과 현물이 같은 값으로 정산되므로, 만기 직전까지 큰 베이시스가 유지되면 그 차이를 노린 차익거래 청산이 만기 부근에 몰립니다. 강세장 정점에서 분기 베이시스가 연율 30%를 넘은 채 만기를 앞두면, 그 수렴 과정에서 선물 롱이 한꺼번에 정리되며 가격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분기 선물 캐리를 볼 때 절대 수치만이 아니라 만기까지 남은 기간을 같이 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를 구분해야 합니다. 무기한 선물 펀딩은 지금 이 순간의 편중을, 분기 선물 캐리는 만기까지의 기대를 담습니다. 두 값이 함께 높으면 단기와 중기 레버리지 수요가 모두 과열됐다는 뜻이고, 펀딩만 높고 분기 캐리는 낮으면 단기 투기에 가깝습니다. 두 수치를 같이 보면 편중이 일시적 흥분인지 구조적 과열인지 구분됩니다.

디레버리징은 베이시스가 좁혀지는 속도로 읽는다

레버리지가 풀리는 디레버리징은 베이시스가 좁혀지는 모양으로 나타납니다. 가격이 떨어지지 않아도 베이시스가 빠르게 줄어들면 레버리지 롱이 조용히 정리되고 있다는 뜻이고, 이 신호는 가격이 본격적으로 꺾이기 전에 자주 먼저 나옵니다. 반대로 가격은 떨어지는데 베이시스가 줄지 않으면 롱들이 아직 버티고 있다는 뜻이라, 청산 매물이 더 남아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2024년 8월 초가 이 흐름을 보여줍니다. 8월 1일까지 BTC 펀딩은 8시간당 0.01% 수준으로 평범했지만, 8월 5일 엔 캐리 청산이 글로벌 시장을 덮치며 BTC는 58,000달러대에서 49,000달러까지 하루 만에 추락했습니다. 그 직후 펀딩은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8월 7일 오전까지 -0.0069%, 연율 약 -7.5%까지 떨어졌습니다. 가격이 무너지는 동안 베이시스가 양수에서 음수로 넘어간 것은 레버리지 롱이 강제로 청산되고 숏이 그 자리를 메웠다는 분명한 신호입니다.

디레버리징을 베이시스로 읽으면 진입의 타이밍이 달라집니다. 가격만 보면 49,000달러는 더 떨어질지 멈출지 알 수 없는 자리였지만, 펀딩이 마이너스로 넘어가 청산이 충분히 진행됐다는 신호와 함께 보면 매수의 근거가 달라집니다. 실제로 BTC는 8월 5일 49,000달러 저점을 찍은 뒤 사흘 만에 61,000달러대를 회복했습니다. 펀딩이 양수에서 음수로 넘어간 속도가 그 며칠 사이 레버리지가 얼마나 빠르게 풀렸는지를 그대로 담고 있었습니다.

반대 상황도 같은 논리로 읽습니다. 가격이 빠지는데 펀딩이 여전히 양수로 높게 유지되면 청산이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는 뜻이고, 이때는 바닥을 논하기 이릅니다. 디레버리징이 끝났는지는 펀딩이 음수로 넘어갔는지로 가늠하는 것이 안정적입니다. 베이시스가 좁혀지고 펀딩이 음수로 넘어가는 속도가 디레버리징의 진행도를 재는 척도입니다.

베이시스가 빠르게 좁혀지며 음수로 넘어가는 디레버리징 진행 신호

현물만 보면 과열을 못 보고, 한 숫자만 보면 추세를 예단한다

베이시스와 펀딩을 잘못 쓰는 첫 번째 방식은 아예 보지 않는 것입니다. 현물 가격만 보고 매매하면 가격이 같은 자리에 있어도 레버리지가 극단으로 치우쳐 있는지 평범한지 구분할 수 없습니다. 2024년 3월처럼 가격은 강세인데 펀딩이 연율 90%를 넘는 자리에서, 현물 차트만 본 트레이더는 청산 위험을 전혀 보지 못한 채 고점에서 롱을 더했습니다.

두 번째 방식은 베이시스 수치 하나만 보고 추세를 예단하는 것입니다. 펀딩이 높다고 즉시 숏을 치거나 마이너스라고 즉시 롱을 잡으면 안 됩니다. 펀딩은 강세장 내내 높게 유지될 수 있고, 그 동안 가격은 계속 오릅니다. 2024년 3월 펀딩은 3월 1일부터 이미 높았지만 가격은 그 후로도 2주 가까이 더 올랐습니다. 펀딩이 높다는 것은 과열의 조건이 갖춰졌다는 신호이며, 하락은 가격이 꺾일 때 비로소 시작됩니다.

펀딩은 가격 구조와 같이 봐야 신호가 됩니다. 펀딩이 극단으로 높은 상태에서 가격이 직전 스윙 고점을 종가로 넘지 못하거나, 펀딩이 깊은 마이너스인 상태에서 가격이 직전 저점을 종가로 지켜내는 자리에서 비로소 진입의 근거가 만들어집니다. 펀딩은 레버리지가 얼마나 한쪽으로 치우쳤는지를 알려주고, 실제로 들어갈지는 가격이 그 자리를 지키는지를 보고 정합니다.

펀딩 극단에서의 역추세 진입 셋업

  • [ ] 과열 조건: BTC 무기한 선물 펀딩이 8시간당 0.05% 이상(연율 약 55% 이상)으로 최소 3회 연속 정산되며, 같은 기간 가격이 신고가 영역에 있습니다.
  • [ ] 구조 확인: 가격이 직전 스윙 고점을 종가 기준으로 넘지 못하고 그 아래에서 마감합니다.
  • [ ] 진입: 가격이 직전 봉의 저점을 종가 기준으로 이탈하는 봉의 종가에 숏 진입합니다.
  • [ ] 손절: 펀딩 과열 구간의 가격 고점 위 1.5%에 둡니다.
  • [ ] 무효화: 펀딩이 다시 0.03% 아래로 정상화되고 가격이 직전 고점을 종가로 회복하면 과열이 풀린 것으로 보고 청산합니다.

핵심은 펀딩 과열을 진입 조건이 갖춰졌는지 확인하는 조건으로만 쓰는 것입니다. 그 자체는 진입 신호로 쓰기에 부족합니다. 펀딩이 높다는 사실만으로는 숏을 치지 않고, 가격 구조가 같이 흔들리는 자리에서만 들어갑니다. 마이너스 펀딩에서의 매수 셋업은 이 조건을 그대로 뒤집어, 펀딩이 연율 -30% 이하로 떨어지고 가격이 직전 저점을 종가로 지켜내는 자리에서 적용합니다.

베이시스 신호를 더 단단하게 만드는 두 가지

베이시스와 펀딩이 단단한 신호가 되려면 두 가지를 같이 봐야 합니다.

미결제약정(Open Interest)을 같이 봅니다. 펀딩이 높은데 미결제약정도 신고가 영역이면 레버리지 포지션의 절대량 자체가 크다는 뜻이라, 청산이 시작되면 그만큼 연쇄 청산의 규모도 커집니다. 펀딩만 높고 미결제약정은 평범하면 편중은 있어도 청산 매물의 크기는 제한적입니다. 펀딩과 미결제약정이 같이 극단일 때 디레버리징의 폭이 가장 큽니다.

여러 거래소의 펀딩을 같이 봅니다. 한 거래소의 펀딩이 극단인데 다른 거래소들은 평범하면 그 거래소 특유의 일시적 수급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주요 거래소의 펀딩이 일제히 같은 방향으로 극단을 향할 때 시장 전체의 레버리지 편중으로 읽을 수 있고, 이때 신호의 신뢰도가 가장 높습니다. 베이시스와 펀딩은 가격이 말해 주지 않는 레버리지 편중을 담고 있으며, 이 편중을 가격 구조와 함께 읽을 때 과열의 정점과 항복의 바닥을 가격보다 한 박자 먼저 가늠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