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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폭 회복 산수 — 50% 잃으면 본전까지 100%가 필요한 비대칭

손실률과 회복률은 대칭이 아닙니다. 낙폭이 깊어질수록 본전 회복에 필요한 수익률이 가속도로 커집니다. 복리에서는 깊은 낙폭을 막는 통제가 1순위 지렛대입니다.

> 손실률과 회복률은 대칭이 아니라서, 50%를 잃으면 본전까지 100%가 필요합니다.

낙폭에서 본전으로 돌아오는 데 필요한 수익률은 한 줄짜리 산수로 정해집니다. 회복률(recovery return) = 1/(1−DD) − 1이고, 여기서 DD는 고점 대비 낙폭(drawdown)입니다. 같은 금액을 잃어도 낙폭이 깊을수록 회복에 필요한 수익률은 빠르게 커집니다.

| 낙폭(DD) | 본전 회복에 필요한 수익률 |

|---|---|

| −10% | +11.1% |

| −20% | +25% |

| −33% | +50% |

| −50% | +100% |

| −75% | +300% |

| −90% | +900% |

흔히들 이 산수를 손실 본 만큼 다시 벌면 된다고 받아들입니다. 30% 잃었으니 30% 오르면 제자리라는 직관입니다. 이 직관이 틀리는 이유는 분모가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100에서 50으로 반토막이 나면, 그다음 회복은 줄어든 50을 기준으로 계산됩니다. 50이 100으로 돌아오려면 50의 100%가 필요합니다. 같은 금액을 잃었어도 돌아오는 길은 훨씬 가파릅니다.

이 비대칭이 실전에서 중요한 이유는, 큰 낙폭 한 번이 그 앞에서 쌓아 둔 작은 이익 여러 번을 한꺼번에 무효화하기 때문입니다. 이 글을 읽고 나면 차트를 볼 때 "이번에 얼마를 벌 수 있나"와 "최악의 경우 얼마까지 깎이나"를 함께 보게 됩니다. 그리고 후자를 먼저 보게 됩니다. 진입할 때 기대수익만 보지 말고, 깊은 낙폭이 날 확률을 자금관리에서 가장 먼저 챙기십시오.

낙폭이 깊어질수록 회복률이 비선형으로 커지는 구조
낙폭이 깊어질수록 회복률이 비선형으로 커지는 구조20% 손실은 25% 회복이면 되지만, 50% 손실은 100%, 90% 손실은 900% 회복을 요구합니다.

회복 비용은 33%를 넘어서면 가속합니다

곡선의 앞쪽은 거의 직선에 가깝습니다. −10%는 +11.1%, −20%는 +25%로, 잃은 비율과 회복 비율의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그래서 얕은 낙폭은 산수만 보면 그럭저럭 감당이 됩니다. 문제는 50%를 넘어가면서 곡선이 위로 휘어 올라간다는 데 있습니다. −50%는 +100%, −60%는 +150%, −75%는 +300%로, 낙폭이 같은 10%포인트씩 깊어져도 회복 부담은 곱절씩 불어납니다.

이렇게 가속이 붙는 이유는 분모가 점점 작아지기 때문입니다. 자본이 절반으로 줄면 남은 절반으로 두 배를 만들어야 하고, 4분의 1로 줄면 남은 한 토막으로 네 배를 만들어야 합니다. 잃을 때는 산술적으로 줄지만, 회복할 때는 기하급수적인 수익률이 필요합니다.

2024년 3월 14일 BTC는 73,777달러 고가로 당시 최고가를 기록했습니다. 같은 해 8월 5일 엔 캐리 청산 충격으로 저가 49,000달러까지 내려갔는데, 고점 대비 약 −33.6%입니다. 산수대로라면 본전 회복에 +50.6%가 필요한 낙폭이었습니다. 33% 잃었으니 33% 오르면 된다고 셈했다면 본전선을 17%포인트 낮게 잡은 셈입니다. 차트에서 −33% 지점을 볼 때는 이미 +50% 회복 과제를 떠안았다고 읽는 편이 정확합니다.

작은 이익 여러 번을 큰 낙폭 한 번이 지웁니다
작은 이익 여러 번을 큰 낙폭 한 번이 지웁니다+10%를 일곱 번 쌓아 올린 잔고도 −50% 한 번이면 그 이익이 거의 다 사라집니다. 복리는 곱셈이라 큰 손실 한 번의 무게가 작은 이익 여러 번을 압도합니다.

한 번의 큰 낙폭은 그 앞의 작은 이익들을 한꺼번에 지웁니다

복리는 수익률을 곱해서 쌓입니다. 그래서 어느 한 번 수익률이 크게 마이너스면, 그 앞에서 번 플러스 수익이 한꺼번에 깎입니다. +10%를 다섯 번 쌓으면 자본은 약 1.61배가 되지만, 그 뒤에 −50%가 한 번 오면 0.80배로 내려앉아 출발점 아래로 떨어집니다. 작게 다섯 번 벌어도 크게 한 번 잃으면 못 막습니다.

이 산수 때문에 최대 낙폭(MDD)의 위상이 달라집니다. MDD는 지나고 나서 확인하는 결과 숫자에 그치지 않고, 복리를 미리 제약하는 변수가 됩니다. 평균 수익률이 같아도 낙폭 경로가 다르면 최종 자본이 갈립니다. 변동성이 큰 곡선은 평균 수익이 같아도 깊게 빠지는 구간에서 자본이 줄어, 최종 잔고가 더 낮습니다.

2021년 11월 10일 BTC는 69,000달러 고가를 기록하고, 2022년 11월 FTX 붕괴 국면에서 저점 15,588달러까지 내려갔습니다. 고점 대비 약 −77.4%, 본전 회복에 약 +343%가 필요한 낙폭입니다. 그냥 들고만 있던 사람에게는 시세가 출렁인 정도지만, 레버리지나 추가 매수로 낙폭을 키운 계좌라면 같은 −77%가 청산이나 회복 불능으로 이어집니다. 같은 가격 흐름이라도 낙폭을 어디서 막았느냐에 따라 계좌가 살아남기도 하고 끝나기도 했습니다.

복리를 키우려면 깊은 낙폭을 막는 게 먼저입니다

회복 곡선이 비대칭이므로, 오래 굴려 계좌를 키우려면 깊은 낙폭부터 줄여야 합니다. 변동성 타깃(volatility targeting)이나 진입 크기 축소는 평균 수익을 조금 낮춥니다. 다만 50%, 75%까지 갈 낙폭을 30%대에서 막아 두면 회복에 필요한 수익률이 100%, 300%에서 +43% 아래로 떨어져, 길게 보면 이쪽 계좌가 더 큽니다.

원리는 곡선의 모양 그 자체에 있습니다. 낙폭을 −50%에서 −30%로 줄이면 회복 과제가 +100%에서 +42.9%로 절반 넘게 가벼워집니다. 같은 20%포인트라도 깊은 쪽에서 줄일 때 회복 부담이 훨씬 크게 빠집니다. 포지션 사이징을 변동성에 맞춰 조절해 큰 손실이 나오는 횟수를 줄이면, 곡선이 가팔라지는 구간까지 내려갈 일이 없습니다.

2021년 5월 19일 BTC는 하루 만에 43,584달러 고가에서 30,000달러 저가로 약 −31% 급락했습니다. 단일 봉에서 −31%가 나오는 시장에서, 한 번에 전 자본을 거는 방식은 결국 스스로 회복이 가장 힘든 구간까지 내려가는 셈입니다. 같은 신호라도 진입 크기를 절반으로 줄여 두면 그날의 −31%가 계좌에는 −15.5%로 들어오고, 회복 과제는 +45.3%에서 +18.5%로 내려갑니다.

변동성에 맞춰 진입 크기를 조절해 깊은 낙폭을 줄이는 셋업

변동성이 클수록 진입 크기를 줄여서 깊은 낙폭이 아예 안 나오게 하는 방식입니다.

  • 진입 크기 기준: 1회 매매의 손실을 계좌의 1%로 고정합니다. 손절 거리(진입가와 손절가의 차이)가 ATR2배일 때, 포지션 수량 = (계좌 × 1%) ÷ (ATR × 2)로 구합니다.
  • 변동성 캡: ATR%가 직전 90일 중앙값의 1.5배를 넘으면 산출 수량을 추가로 50% 축소합니다. 변동성이 크게 뛰는 장에서 계좌가 줄어드는 속도를 늦춥니다.
  • 낙폭 브레이크: 계좌 고점 대비 낙폭이 −15%에 닿으면 모든 신규 진입 크기를 절반으로 줄이고, −25%에 닿으면 신규 진입을 멈춥니다. −50%까지 깊어지는 길을 미리 끊습니다.
  • 진입 무효화: 손절 거리 산정에 쓰는 ATR이 직전 봉 대비 2배 이상 벌어지면 그 봉의 변동성이 진입 크기를 계산한 전제와 맞지 않으므로, 그 신호는 일단 들어가지 않습니다.

이 숫자들은 모두 회복 곡선을 얕은 구간에 붙들어 두려고 정한 값입니다. 낙폭을 −25%에서 막으면 회복에 필요한 수익률이 +33.3%로 줄어 충분히 메울 만한 수준이 됩니다.

회복 산수는 청산을 면한 계좌에만 성립합니다

회복 산수는 계좌가 살아남아 회복할 기회를 가진다는 전제에서만 성립합니다. 레버리지를 쓰면 −50%에 닿기 전에 청산부터 당해서, 회복할 기회 자체가 없어집니다. 그래서 낙폭 통제는 파산 위험(risk of ruin)과 한 묶음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 [ ] 최악 시나리오(단일 봉 −31%급)에서도 강제 청산선이 손절선보다 바깥에 있는가
  • [ ] 계좌 낙폭이 −15%/−25%에 닿았을 때 진입 크기를 줄이는 규칙이 자동으로 작동하는가
  • [ ] 동시 보유 포지션의 상관 노출이 합산되어 한 충격에 함께 무너지지 않는가
  • [ ] 변동성 캡과 낙폭 브레이크를 적용한 곡선의 최대 낙폭이 −30% 이내로 잡히는가

네 항목이 모두 체크되면, 그 계좌의 회복 과제는 +43% 이내로 묶입니다. 손실률과 회복률의 비대칭은 바꿀 수 없는 산수입니다. 우리가 정할 수 있는 것은 계좌를 어디까지 떨어지게 놔둘지 한 가지입니다.

큰 낙폭을 줄인 곡선이 복리에서 앞서는 이유
큰 낙폭을 줄인 곡선이 복리에서 앞서는 이유변동성을 낮춰 낙폭을 얕게 만든 곡선은 단기 상승폭이 작아도 회복 비용이 낮아 최종 자본에서 앞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