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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딩 캐리 — 가격 위험을 베이시스·청산·체결 위험으로 맞바꾸는 거래
델타뉴트럴 펀딩 캐리를 가격 위험을 베이시스·청산·체결 위험으로 맞바꾼 상태로 다시 봅니다. 펀딩률이 가장 높을 때가 그 대가가 가장 큰 때인 이유, 그리고 그 위험을 차트에서 읽고 관리하는 법을 정리합니다.
> 펀딩 수취는 가격 위험을 베이시스·청산·체결 위험으로 맞바꾸는 거래이며, 펀딩률이 가장 높을 때가 그 대가가 가장 큰 때입니다.
펀딩 캐리의 정의는 단순합니다. 현물을 1 BTC 매수하고 무기한 선물을 1 BTC 매도하면, 가격이 어디로 가든 한쪽 손익이 다른 쪽을 상쇄합니다. 방향 노출이 0인, 즉 가격이 오르든 내리든 손익이 달라지지 않는 델타뉴트럴 상태입니다. 이 상태에서 양(+)의 펀딩 구간 동안 선물 숏 다리가 8시간마다 펀딩비를 받습니다.
이 거래를 사람들이 받아들일 때는 보통 한 단어로 부릅니다. "공짜"입니다. 가격이 어디로 가든 상관없으니 위험 없는 이자라고 보는 것입니다. 연 환산 수십 퍼센트가 찍히는 펀딩률 화면이 그 믿음을 키웁니다. 그래서 자금이 펀딩 수취 포지션으로 몰리고, 몰릴수록 펀딩률이 더 높아 보입니다.
문제는 그 "공짜"가 어디서 오느냐입니다. 양의 펀딩은 무기한 선물 가격이 현물보다 비싸다는 뜻이고, 베이시스(현물과 선물의 가격 차이)가 벌어졌다는 신호입니다. 베이시스는 시장이 과열되어 롱 레버리지가 한쪽으로 치우쳤을 때 가장 크게 벌어집니다. 펀딩률이 가장 높을 때가 바로 그 치우침이 가장 심할 때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펀딩률은 수익률 지표로 보면 안 됩니다. 시장이 얼마나 한쪽으로 치우쳤는지를 재는 값으로 봐야 합니다. 펀딩비 차트와 베이시스·프리미엄 차트는 같은 현상을 서로 다른 축으로 보여 줍니다(펀딩비, 베이시스·프리미엄).

델타는 0이어도 베이시스는 0이 아닙니다
캐리 포지션의 손익은 가격이 어디로 가든 영향받지 않지만 베이시스에는 그대로 노출됩니다. 진입 시점에 선물이 현물보다 비싼 만큼(양의 베이시스)을 미리 손실로 안고 들어가고, 그 손실을 펀딩 수취로 천천히 회수하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진입 시점의 베이시스 폭이 곧 앞으로 갚아야 할 금액입니다.
베이시스가 벌어진 고점에서 들어가면 두 가지가 한꺼번에 일어납니다. 갚아야 할 금액이 커지고, 베이시스가 정상화되면(선물이 현물 쪽으로 수렴) 마크 가격 기준으로 추가 평가손이 발생합니다. 펀딩을 며칠 받아도 베이시스가 한 번 수축하면 그동안 받은 펀딩을 전부 반납하게 됩니다. 그래서 진입 시점은 베이시스가 막 벌어지기 시작하는 초입입니다. 펀딩률이 가장 높은 고점은 이미 늦습니다.
베이시스 곡선을 함께 보면 진입 기준이 정해집니다. 펀딩이 막 양으로 전환되고 베이시스가 직전 30일 평균 폭의 1.5배를 막 넘긴 구간을 진입 후보로 봅니다. 펀딩률만 보고 가장 높은 값에서 들어가면 가장 비싼 대가를 떠안게 됩니다.

청산은 델타뉴트럴 포지션도 강제로 해체합니다
가격이 어디로 가든 상관없다는 말은 두 다리가 한 계좌에 묶여 있을 때만 참입니다. 실제로는 현물과 선물이 다른 증거금 풀에 있는 경우가 많고, 급등 구간에서 선물 숏 쪽 마진이 먼저 청산되면 방향성 있는 현물 롱만 남습니다. 그 순간 델타뉴트럴이 무너지고 한쪽 방향 노출만 남습니다.
2024년 8월 5일 엔캐리 청산 당일, BTC는 시가 58,161달러에서 장중 49,000달러까지 빠진 뒤 54,019달러로 마감했습니다. 이런 변동성 폭발 구간에서는 선물 다리의 증거금이 순식간에 줄어듭니다. 숏 쪽이 청산되면 캐리는 끝나고, 없앴다고 믿었던 방향 위험에 그대로 다시 노출됩니다.
운영에서 성패를 가르는 것은 증거금 배분입니다. 선물 숏에 격리 모드로 최소 증거금만 넣고 펀딩을 최대로 받으려는 사람은 첫 변동성 스파이크에서 숏 다리를 잃습니다. 선물 쪽에 진입가의 30% 이상을 완충 증거금으로 넣어 둔 사람은 같은 스파이크를 견딥니다. 연쇄 청산이 일어나는 구간일수록 이 완충이 수익을 지키는 핵심입니다.

펀딩이 음으로 뒤집히는 속도가 가장 큰 위험입니다
펀딩은 한 번 정해지면 끝나는 고정값이 아닙니다. 8시간마다 다시 계산되는 변수입니다. 양의 펀딩으로 받던 포지션은 시장 심리가 숏으로 치우치는 순간 음의 펀딩으로 뒤집히고, 그때부터는 받던 펀딩을 거꾸로 지급해야 합니다. 캐리의 수익 곡선은 펀딩 부호가 유지되는 동안만 우상향합니다.
2022년 11월 FTX 붕괴 때 BTC는 8일 시가 20,591달러에서 9일 장중 15,588달러까지 무너졌습니다. 이런 패닉 구간에서는 펀딩이 깊은 음의 영역으로 내려가고 베이시스가 역전(백워데이션)됩니다. 양의 펀딩을 노리고 들어간 캐리는 수취가 멈추고 거꾸로 지급으로 바뀌며, 동시에 청산 위험이 가장 커집니다. 펀딩률이 가장 높던 과열 구간 직후가 이 반전이 자주 나오는 자리입니다.
차트에서 펀딩률의 기울기를 봅니다. 절댓값이 높아도 기울기가 꺾여 0으로 향하면 수취 구간이 끝나 갑니다. 미결제약정이 신고가를 찍는데 가격이 정체하면, 한쪽으로 치우친 롱이 정리될 시점이 가까웠다는 신호이고 머지않아 펀딩 부호가 바뀝니다(미결제약정).
베이시스 정상화가 손익에 반영되는 지점
캐리의 평가손익은 펀딩 수취액과 베이시스 변화를 합산한 값입니다. 펀딩은 8시간마다 정해진 금액이 들어오지만, 베이시스 변화는 마크 가격에 실시간으로 반영됩니다. 진입가 대비 베이시스가 0.4%였다면 그 0.4%는 진입 즉시 평가손으로 잡혀 있고, 펀딩 한 회차에 들어오는 금액이 그보다 작으면 며칠 동안 누적해야 그 손실을 회수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비대칭이 생깁니다. 베이시스가 벌어지는 동안에는 평가손이 더 커지고, 베이시스가 수렴하는 동안에는 그만큼 평가익이 들어옵니다. 정상화 국면에서 평가익이 회복되는 속도는 시장이 안정될 때 가장 느리고, 변동성 스파이크에서 가장 빠릅니다. 정상화의 가장 빠른 형태가 연쇄 청산이고, 그 구간은 숏 다리의 증거금이 가장 위태로운 구간이기도 합니다. 베이시스 수익이 가장 빨리 회수되는 구간과 숏 다리가 가장 쉽게 청산되는 구간이 겹칩니다.
핵심 운용법: 베이시스 초입에서만 캐리를 잡습니다
펀딩 캐리를 늘 유지하지 않고 베이시스 사이클의 초입에서만 잡는 방식으로 운영합니다. 아래는 BTC 무기한 기준 한 사이클 운영 예시입니다.
- 진입: 펀딩이 음에서 양으로 막 전환되고, 베이시스가 직전 30일 평균 폭의
1.5배를 처음 넘긴 시점에 현물 롱 + 동량 선물 숏을 동시 체결합니다. - 증거금: 선물 숏 다리에 진입가의 최소 30%를 완충 증거금으로 넣어 청산가를 현재가에서 25% 이상 떼어 놓습니다(격리 모드 최소 증거금 금지).
- 손절: 선물 숏 청산가까지 가격이 25% 접근하기 전, 현물 다리 기준 가격이 진입가에서 +20% 상승하면 양 다리를 동시에 해체합니다. 한 다리만 청산되어 방향 노출이 생기기 전에 먼저 닫습니다.
- 익절/관리: 누적으로 받은 펀딩이 진입 베이시스의 2배에 도달하면 절반을 청산해 미리 떠안았던 베이시스 손실부터 먼저 회수합니다.
- 무효화: 펀딩이 음으로 뒤집히거나, 베이시스가 직전 30일 평균 폭 아래로 수축하면 양 다리를 동시에 해체합니다. 한 다리만 남기는 것은 금지입니다.
이 방식은 펀딩 절댓값을 따라가지 않고 베이시스 사이클의 단계를 보고 진입합니다. 가장 높은 펀딩 구간은 일부러 건너뜁니다. 그 자리가 갚을 금액과 청산 위험이 동시에 가장 큰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같은 자산이라도 두 거래소를 함께 봐야 합니다
캐리의 베이시스·펀딩은 거래소마다 다릅니다. 한 거래소의 펀딩이 다른 거래소보다 비정상적으로 높다면, 그 차이는 해당 거래소의 청산 위험과 호가창 두께가 가격에 반영된 결과입니다. 가장 높은 펀딩을 주는 거래소가 대개 호가창이 가장 얇고 청산도 가장 험하게 일어납니다.
해체 시점에 슬리피지·수수료·유동성이 그동안 받은 펀딩을 얼마나 깎아먹는지는 거래소마다 다릅니다(슬리피지·수수료·유동성). 변동성 스파이크 구간에서는 호가창이 얇은 거래소일수록 양 다리를 동시에 닫는 것 자체가 어렵습니다. 한 다리만 체결되고 다른 다리가 미끄러지는 사이 순간적으로 방향 노출이 생깁니다.
다음 항목이 확인되기 전에는 캐리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 [ ] 펀딩이 음 → 양 전환 직후이고 펀딩률 기울기가 양수
- [ ] 베이시스가 직전 30일 평균의
1.5배를 막 넘긴 초입(고점 아님) - [ ] 선물 숏 청산가가 현재가에서 25% 이상 이격
- [ ] 양 다리를 동시 해체할 만큼 호가창이 두꺼운 거래소
- [ ] 미결제약정 신고가 + 가격 정체 조합이 아님(반전 임박 아님)
이 다섯 항목이 모두 충족될 때만, 받는 펀딩이 그 대가로 떠안은 위험에 걸맞은 정당한 보상이 됩니다. 한 항목이라도 빠지면, 받는 펀딩은 미리 떠안은 베이시스·청산·체결 위험에 대한 선이자일 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