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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리지와 포지션 크기 — 배율은 청산가 거리를, 손절폭과 수량은 1R을 정한다
레버리지는 증거금 효율을 정하고, 한 거래의 실제 위험은 손절폭과 수량이 정합니다. 같은 1R을 유지하면 배율은 청산가까지의 거리만 바꿉니다. 고배율의 진짜 위험은 청산가가 손절보다 진입에 가까워지는 순간에 나옵니다.
> 레버리지는 증거금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쓰느냐를 정할 뿐입니다. 한 거래에서 잃는 금액은 손절폭과 수량으로 정해집니다.
명목 노출(notional)은 수량 × 가격으로 정의됩니다. 증거금은 그 명목을 레버리지로 나눈 값이고, 한 거래에서 감수하는 위험(1R)은 손절폭 × 수량입니다. 세 식은 각각 다른 것을 가리킵니다. 명목은 포지션의 크기, 증거금은 그 크기를 잡는 데 묶이는 자본, 1R은 손절에 닿았을 때 실제로 줄어드는 잔고입니다.
대중적으로는 이 세 가지가 "레버리지" 한 단어로 뭉뚱그려집니다. 10배를 들으면 "10배 공격적"으로, 20배를 들으면 "두 배 더 위험하다"고 읽습니다. 거래소 화면에서 배율 슬라이더가 가장 크게 보이고 수량은 그 다음에 입력하게 되어 있어서, 배율이 위험을 좌우하는 값처럼 보입니다.
실전에서 잔고가 줄어드는 건 손절에 닿았을 때 나가는 돈이고, 그 돈은 손절폭과 수량만으로 결정됩니다. 같은 손절폭에서 같은 1R을 유지하면 수량은 손절폭에서 역산되어 고정되고, 배율을 5배에서 20배로 올려도 이 거래에서 잃는 금액은 한 푼도 변하지 않습니다. 정작 중요한 값을 두고 엉뚱한 값을 보고 있는 셈입니다.
이 글의 핵심은 거래소 화면에서 손절폭과 수량을 먼저 보는 것입니다. 배율은 마지막 단계에서 청산가가 손절 뒤로 물러나 있는지 확인하는 용도로만 조정합니다.

같은 1R이면 배율은 청산가 거리만 바꿉니다
가장 먼저 버려야 할 통념은 배율이 높으면 위험도 그만큼 크다는 생각입니다. 위험을 한 거래에서 잃는 금액으로 정의하면, 그 금액은 손절폭 × 수량이고 여기에 레버리지는 들어가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계산해 보겠습니다. 계좌 10,000달러, 한 거래 위험을 계좌의 1%인 100달러로 고정한다고 하겠습니다. BTC를 60,000달러에 진입하고 손절을 59,400달러에 설정하면 손절폭은 600달러입니다. 수량은 1R ÷ 손절폭 = 100 ÷ 600 = 0.1667 BTC로 나옵니다. 이 수량의 명목 노출은 0.1667 × 60,000 = 약 10,000달러입니다.
이제 배율만 바꿉니다. 손절(59,400달러)에 닿으면 두 경우 모두 0.1667 × 600 = 100달러를 잃습니다. 1R은 완전히 같습니다. 달라진 것은 묶이는 자본과 청산가까지의 거리뿐입니다.
격리 마진 기준으로 청산가까지의 거리는 대략 진입가 × (1 ÷ 레버리지)에 가깝습니다(유지증거금률과 수수료를 뺀 대략적인 거리이며, 거래소에 따라 실제 청산가는 진입에 조금 더 가깝습니다).
| 배율 | 묶이는 증거금 | 청산가(근사) | 1R |
|---|---|---|---|
| 5배 | 2,000달러 | 약 48,000달러(−20%) | 100달러 |
| 20배 | 500달러 | 약 57,000달러(−5%) | 100달러 |
손절가 59,400달러는 어느 배율에서 계산한 청산가보다도 위에 있어서, 어느 배율에서도 손절이 먼저 닿고 1R은 지켜집니다.
차트에서 이 차이를 확인하려면 다음 순서를 지킵니다.
1. 진입 전에 손절가를 먼저 표시합니다.
2. 거기서 수량을 역산합니다.
3. 배율은 청산가가 손절보다 충분히 아래에 놓이는 최솟값으로만 정합니다.

고배율의 진짜 위험은 청산가가 손절보다 앞에 설 때입니다
배율이 위험해지는 경우는 딱 하나, 청산가가 손절가보다 진입가에 가까워질 때입니다. 이때는 시장이 손절에 닿기 전에 청산이 먼저 일어나, 의도한 1R(100달러) 대신 묶인 증거금을 전부 잃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손절은 거리(가격폭)로 정해지고 청산가는 배율로 정해집니다. 격리 마진에서 청산가까지의 대략적 거리는 1 ÷ 레버리지에 가깝습니다(역시 유지증거금을 뺀 대략적인 거리). 50배면 약 2%, 100배면 약 1% 거리입니다. 손절폭이 진입의 1%인 600달러보다 좁아야 청산이 손절 뒤로 물러나는데, BTC의 하루 변동폭만으로도 이 조건을 맞추기 어렵습니다.
2021년 5월 19일이 교과서적 사례입니다. BTC는 그날 42,850달러 부근에서 시작해 같은 날 4시간봉(12시 UTC)에서 저점 30,000달러까지 급락했습니다. 일중 고점 43,585달러 대비 약 31% 낙폭입니다. 이런 날에 4배 이상으로 들어가 청산가가 진입의 25% 안쪽에 있었다면, 손절을 어디에 두었든 시장이 청산가를 지나가면서 증거금이 먼저 날아갔습니다. 손절은 체결될 새도 없습니다. 청산이 어떻게 연쇄로 번지는지는 청산 연쇄에서 따로 설명합니다.
운영 규칙은 명확합니다. 손절폭을 정한 뒤 "청산가까지 거리 ≥ 손절폭 × 2"가 되는 배율 상한을 계산하고, 그 위로는 올리지 않습니다. 청산가가 손절의 두 배 거리 밖에 있으면, 슬리피지·수수료·펀딩이 끼어도 손절이 먼저 체결됩니다. 이 비용 요소가 청산가에 미치는 영향은 슬리피지·수수료·유동성에서 이어집니다.

명목 노출이 같으면 두 포지션은 같은 크기입니다
세 번째 차이는 명목 노출입니다. "1 BTC를 5배로" 잡은 사람과 "0.25 BTC를 20배로" 잡은 사람을 비교하면, 배율 숫자가 네 배 크기 때문에 후자가 더 공격적으로 보입니다. 실제 크기는 명목으로 비교해야 합니다.
- 1 BTC @ 5배: 명목 60,000달러, 증거금 60,000 ÷ 5 = 12,000달러.
- 0.25 BTC @ 20배: 명목 15,000달러, 증거금 15,000 ÷ 20 = 750달러.
시장이 1% 움직이면 전자는 명목의 1%인 600달러, 후자는 150달러가 움직입니다. 손익은 명목 노출에 비례합니다. 배율은 그 명목을 잡는 데 증거금을 얼마나 적게 묶을지만 정합니다. 같은 명목 60,000달러를 5배로 잡으면 12,000달러, 20배로 잡으면 3,000달러가 묶입니다.
여기서 흔한 함정이 생깁니다. 배율을 올려 증거금이 적게 묶이면 "자본이 남았으니 포지션을 더 잡아도 된다"는 착각이 따라옵니다. 3,000달러만 묶였으니 같은 거래를 여러 번 더 열 수 있다는 식입니다. 그러나 명목 노출은 합산되고, 청산가는 합산 명목 기준으로 다시 계산됩니다. 같은 방향 포지션을 쌓으면 한 번의 급락에 전부가 동시에 청산됩니다.
차트에서 포지션 크기를 볼 때는 배율은 빼고 명목 노출만 합산해서 봅니다. 계좌 대비 총 명목이 몇 배인지가 실제 노출이고, 배율은 그 노출을 잡는 비용입니다. 노출 합산의 위험은 상관 노출에서 더 설명합니다.
손절폭에서 수량을 역산하는 것이 사이징의 출발점입니다
지금까지의 차이를 하나의 절차로 묶으면, 모든 진입은 손절폭에서 수량을 역산하는 데서 시작합니다. 배율은 그 절차의 마지막 단계입니다.
이 순서를 지키면 변동성이 큰 날에도 1R이 일정하게 유지됩니다. 손절폭이 넓어야 하는 종목·구간에서는 수량이 자동으로 줄고, 손절이 타이트한 구간에서는 수량이 늘어 같은 100달러 위험으로 수렴합니다. 손절 자리를 어떻게 잡는지는 손절 배치와 이어지고, 크기 산정 전반은 포지션 사이징에서 깊게 설명합니다.
실전에서 가장 먼저 익힐 절차는 손절폭 → 수량 역산입니다. 앞의 BTC 60,000달러 진입을 그대로 셋업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위험 고정: 계좌 10,000달러의 1% =
1R100달러로 고정합니다. - 손절 배치: 직전 스윙 저점 아래인 59,400달러에 설정합니다(손절폭 600달러).
- 수량 역산: 수량 = 100 ÷ 600 = 0.1667 BTC. 명목 = 10,000달러.
- 배율 결정: 청산가 ≤ 58,800달러(= 손절 59,400 − 손절폭 600 × 2)가 되는 배율로 정합니다. 근사식 60,000 ÷ 레버리지 ≥ 1,200으로 풀면 약 50배 이하가 상한입니다. 5배면 청산가 약 48,000달러로, 손절보다 11,400달러(손절폭의 19배) 아래에 놓입니다.
- 무효화: 59,400달러 종가 이탈 시 손절. 청산가가 손절 위로 올라오는 배율(여기서는 약 50배 초과)은 진입 자체를 금지합니다.
이 순서를 한 번 몸에 익히면, 배율 슬라이더를 조정하는 일은 진입의 마지막 단계가 됩니다.
자주 틀리는 자리
첫째, 배율을 먼저 정하고 수량을 끼워 맞추는 순서입니다. "20배로 가야지" 하고 증거금을 정한 뒤 수량을 채우면, 1R이 손절폭에 따라 매번 출렁입니다. 같은 20배라도 손절이 좁은 날엔 1R이 0.5%, 넓은 날엔 4%로 벌어집니다. 위험이 걷잡을 수 없어지는 첫 번째 원인입니다.
둘째, 증거금이 적게 묶인 것을 여유 자본으로 착각하는 것입니다. 20배에서 750달러만 묶였다고 남은 자본을 다른 포지션에 또 쓰면, 명목 노출 합이 계좌를 몇 배 초과합니다. 2024년 8월 5일 엔 캐리 청산일에 BTC가 하루 만에 58,161달러에서 49,000달러까지(약 16%) 흘러내렸는데, 이런 날 합산 명목이 너무 크면 분산투자도 소용없이 모든 포지션이 한꺼번에 청산됩니다.
셋째, 손절을 청산가 근처에 두는 것입니다. 청산가 바로 위에 손절을 두면 슬리피지·수수료·펀딩이 더해지는 순간, 손절이 체결되기 전에 청산이 먼저 일어납니다. 손절은 항상 청산가보다 분명히 안쪽에 있어야 합니다.
진입 전 체크리스트로 분리가 지켜졌는지 확인합니다
배율과 1R을 분리했는지는 진입할 때마다 같은 항목으로 점검합니다. 아래 항목이 전부 충족될 때만 주문을 넣습니다.
- [ ] 손절가를 먼저 표시했고, 손절폭(가격 차이)을 숫자로 안다
- [ ] 수량 = (계좌 × 위험%) ÷ 손절폭으로 역산했고, 배율로 계산하지 않았다
- [ ] 이 거래의
1R이 계좌의 1~2% 안에 있다 - [ ] 청산가가 손절보다 최소 두 배 거리 밖에 있다(슬리피지 여유 포함)
- [ ] 보유 중인 같은 방향 포지션까지 합산한 총 명목 노출이 계좌 한도 안에 있다
이 다섯 줄이 모두 체크되면 5배든 20배든 한 거래의 결과는 동일한 100달러 손실로 수렴하고, 배율은 증거금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쓰느냐의 문제로 줄어듭니다. 파산 확률 관점의 1R 한도는 파산 확률에서 이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