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tiNod 아카데미
손절 위치 — 변동성이 정하는 자리
손절은 진입 근거가 무너지는 가격입니다. 고정 %를 버리고 구조와 ATR에서 손절폭을 역산해 1R을 정합니다.
> 손절은 진입 근거가 틀렸다는 것을 알려 주는 가격입니다. 그 자리는 시장 구조와 *변동성*이 정합니다.
앞 편에서 기대값의 모든 계산이 1R에서 시작한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그 1R, 곧 한 번에 잃기로 한 금액의 크기를 정하는 것은 손절 위치입니다. 손절의 원래 목적은 "여기까지 오면 내 진입 근거가 틀린 것이다"라는 가격을 미리 표시해 두는 데 있습니다.
가장 흔한 방식은 계좌나 진입가를 기준으로 한 고정 비율입니다. "손실 2%를 넘으면 자른다", "진입가에서 3% 아래에 손절을 둔다"가 대표적입니다. 이 방식은 정하기 쉽고 일관돼 보입니다. 그러나 그 2%나 3%는 해당 자산의 변동성이나 차트 구조와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BTC처럼 하루 변동폭이 3~5%인 자산에 3% 손절을 두면, 추세가 이어지는데도 하루치 정상 변동에 손절이 닿습니다. 반대로 변동성이 가라앉은 구간에서는 같은 3%가 지나치게 넓어서, 손절이 닿을 때쯤이면 이미 구조가 무너진 지 한참 지난 뒤입니다. 고정 비율은 변동성이 큰 날에는 지나치게 좁고, 변동성이 작은 날에는 지나치게 넓습니다.

손절은 무효화 지점에서 나온다
손절을 정할 때 먼저 물어야 할 것은 "어디까지 가면 내 진입이 틀린 것인가"입니다. 상승 추세를 보고 매수했다면 그 추세가 무너지는 가격, 박스 상단 돌파를 보고 들어갔다면 돌파가 가짜였음이 확인되는 가격이 무효화 지점입니다. 손절은 그 자리에 둡니다.
이렇게 보면 손절 위치는 차트가 정해 줍니다. 내 계좌 사정은 손절 위치를 정하는 기준이 되지 못합니다. 무효화 지점이 진입가에서 멀면 1R이 크고, 가까우면 1R이 작습니다. 1R이 지나치게 커서 감당하기 어렵다면, 손절을 좁혀서 억지로 맞추면 안 됩니다. 그 매매의 수량을 줄이거나 진입을 포기해야 합니다. 손절 위치와 포지션 크기는 별개의 결정이고, 둘을 뒤섞으면 양쪽 다 망가집니다.
고정 비율은 변동성을 무시한다
2024년 8월 5일 BTC는 전일 종가 58,161달러에서 하루 만에 49,000달러까지 일중 16% 빠졌다가 54,018달러로 마감했습니다. 그날 하루 고점과 저점의 폭은 약 9,300달러로, 종가 대비 17%에 달했습니다.
진입가에서 5% 아래에 고정 손절을 둔 사람은 이 하루의 변동만으로 손절에 닿았고, 그중 상당수는 가격이 다시 54,000달러로 돌아오고 사흘 뒤 62,000달러를 회복하는 흐름을 손절당한 자리에서 지켜봤습니다. 변동성이 폭발한 날의 5%는 평소의 5%와 전혀 다른 의미입니다.
문제의 핵심은 5%라는 숫자 자체에 있지 않습니다. 그 숫자가 그날의 변동성과 무관하게 고정돼 있다는 데 있습니다. 변동성이 두 배로 커진 날에는 손절폭도 두 배로 넓어져야 추세를 지킬 수 있는데, 고정 비율은 그렇게 조정해 주지 못합니다. 손절폭은 가격이 평소 얼마나 움직이는지에 따라 넓어지고 좁아져야 합니다.
ATR로 손절폭을 변동성에 맞춘다
ATR(Average True Range)은 일정 기간 동안 한 봉이 평균적으로 움직인 폭입니다. ATR 글에서 다룬 대로 이 값은 방향을 말해 주지 않습니다. 변동의 크기만 알려 줍니다. 손절을 ATR의 배수로 정하면 손절폭이 변동성에 자동으로 비례합니다. 변동성이 커지면 ATR이 커지고 손절도 따라서 넓어지며, 변동성이 가라앉으면 손절도 같이 좁아집니다.
일반적으로 손절폭은 2~3 ATR을 씁니다. 1 ATR은 하루치 평균 변동 안이라 정상적인 흔들림에 닿기 쉽고, 4 ATR을 넘으면 1R이 지나치게 커집니다. Chandelier Exit는 최근 고점에서 ATR의 배수만큼 뺀 자리에 손절을 두는 방식이고, Supertrend도 같은 원리로 ATR을 손절 라인으로 씁니다. 두 도구 모두 고정 비율이 풀지 못하는 변동성 문제를 ATR로 해결합니다.
ATR은 보통 14봉을 쓰지만, 손절 기준으로 삼을 때는 보유 기간에 맞춰야 합니다. 며칠을 보는 스윙 매매라면 일봉 ATR, 몇 시간을 보는 매매라면 그 타임프레임의 ATR을 기준으로 삼습니다. 일봉 ATR로 손절폭을 정하고 5분봉으로 진입 타이밍만 보는 식으로 두 타임프레임을 나눠 쓰면, 손절은 일봉 변동성에 맞춰져 노이즈를 견디고 진입은 짧은 봉에서 더 정밀하게 잡을 수 있습니다.
구조 손절과 변동성 손절을 겹친다
가장 믿을 만한 손절은 구조와 변동성을 함께 따진 자리입니다. 먼저 차트에서 진입 근거가 무너지는 자리를 찾습니다. 상승 추세 진입이라면 직전 스윙 저점, 박스 돌파 진입이라면 박스 상단입니다. 그다음 그 자리에서 0.5~1 ATR만큼 더 아래에 손절을 둡니다.
박스 돌파 진입의 무효화 지점을 더 구체적으로 보겠습니다. BTC가 박스 상단 60,000달러를 종가로 돌파해 매수했다면, 무효화 지점은 박스 상단인 60,000달러입니다. 돌파가 진짜라면 이 자리가 저항에서 지지로 바뀌어 가격을 받쳐야 하고, 종가가 다시 그 아래로 돌아오면 돌파는 가짜였던 것입니다. 손절은 60,000달러에서 1 ATR 아래에 둡니다.
구조 자리에 손절을 정확히 두면 그 자리를 노린 일시적 이탈에 닿기 쉽습니다. 시장에는 눈에 보이는 스윙 저점 바로 아래에 쌓인 손절을 한 번 건드리고 되돌아오는 움직임, 곧 스톱 헌트(Stop Hunt)가 흔합니다.
ATR 여유 폭이 그 노이즈를 걸러 줍니다. 스윙 저점을 잠깐 이탈하는 긴 아래꼬리는 여유 폭 안에서 멈추고, 종가가 구조 아래로 마감해야 비로소 손절이 닿습니다. 손절을 "스윙 저점 종가 이탈"로 정의하면 같은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손절폭이 1R을 정하고, 그래서 수량을 정한다
손절 위치가 정해지면 1R이 정해집니다. 60,000달러에 진입하고 손절을 58,500달러에 둔다면 1R은 1,500달러, 진입가 대비 2.5%입니다. 이 1R이 다음 편에서 다룰 포지션 사이징의 출발점입니다. 손절을 먼저 정하고 거기서 수량을 거꾸로 계산해야 합니다. 수량을 먼저 정하고 손절을 끼워 맞추면 매매마다 1R이 제각각이 되고, 앞 편에서 본 기대값 계산이 쓸모없어집니다.
이 순서를 지키면 변동성이 큰 자산일수록 자연히 수량이 작아집니다. 손절폭이 넓으니 같은 1R 금액을 유지하려면 적게 사야 하기 때문입니다. 변동성이 손절폭을 넓히고, 넓어진 손절폭이 수량을 줄여, 결과적으로 변동성이 큰 매매일수록 적은 수량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손절을 옮기면 기대값이 무너진다
손절을 한 번 정한 뒤 가격이 그 자리로 다가오면, 손절을 조금 더 아래로 옮기고 싶은 충동이 생깁니다. "여기서 조금만 더 버티면 돌아온다"는 판단입니다. 손절을 옮기는 순간 1R이 커지고, 평균 손실 1R로 설계한 시스템에서 손실 하나가 2R, 3R이 됩니다. 그 한 번의 손실이 앞선 여러 번의 이익을 가져갑니다.
손절은 진입 전에 정하고, 진입 후에는 이익 방향으로만 옮깁니다. 가격이 불리하게 움직일 때 손절을 늘리는 것은 손실을 줄이는 행동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관리하던 1R을 스스로 망가뜨리는 행동입니다. 무효화 지점이 틀렸다고 느껴진다면 그것은 손절을 옮길 이유가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애초의 진입 근거를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신호입니다.
- [ ] 진입 조건: BTC 일봉이 상승 추세에서 직전 스윙 저점 56,000달러를 지지로 눌림목(Pullback)을 만든 뒤, 가격이 다시 상승합니다.
- [ ] 진입: 60,000달러에서 매수합니다.
- [ ] 손절: 스윙 저점 56,000달러에서 1 ATR(예: 1,400달러)만큼 아래인 54,600달러에 둡니다. 이때 1R은 5,400달러, 진입가 대비 9%입니다.
- [ ] 무효화: 가격이 스윙 저점 56,000달러를 종가 기준으로 이탈하면 추세가 무너진 것으로 보고 청산합니다. 56,000달러 종가 이탈은 54,600달러 하드 손절보다 먼저 나오는 조기 청산 기준이고, 54,600달러 손절은 급락으로 종가를 기다릴 수 없을 때 대비한 보호선입니다. 진입 후 손절은 이익 방향으로만 올리고 아래로는 옮기지 않습니다.
손절을 따라 올리는 두 가지 방법
손절은 손실을 멈추는 선에서 출발해, 추세가 진행되면 이익을 지키는 선으로 바뀝니다.
첫째는 구조 기반 트레일링입니다. 가격이 새 스윙 고점과 그 위의 새 눌림목 저점을 만들 때마다, 손절을 직전 눌림목 저점 아래로 올립니다. 추세가 이어지는 한 손절은 계속 따라 올라가고, 추세가 무너지면 마지막 눌림목에서 청산됩니다.
둘째는 Chandelier Exit 같은 ATR 트레일링입니다. 최근 고점에서 ATR의 2~3배만큼 뺀 자리를 손절로 삼고, 새 고점을 찍을 때마다 그 라인도 같이 올라갑니다. 변동성이 큰 구간에서는 손절이 넓게, 가라앉은 구간에서는 좁게 따라붙어서, 일시적 이탈에 추세를 놓치지 않으면서도 추세가 끝나면 이익을 지킵니다.

어느 방식이든 핵심은 같습니다. 손절은 진입할 때 한 번 정하고 끝나는 선이 아닙니다. 추세를 따라 한 방향으로만 움직이는 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