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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세추종 vs 평균회귀 — 정반대 시장에서 돈을 버는 두 방식
추세추종과 평균회귀는 정반대의 시장에서 정반대의 손익 구조로 돈을 법니다. 한 매매에서 둘을 섞으면 두 방식의 약점만 합쳐집니다.
매매 전략은 크게 두 진영으로 나뉩니다. 추세추종(Trend Following)은 오르는 것을 사서 더 오를 때 파는 방식이고, 평균회귀(Mean Reversion)는 평균에서 크게 벗어난 가격이 다시 평균으로 돌아온다는 데 거는 방식입니다. 하나는 가격이 가던 방향으로 더 갈 것이라 보고, 다른 하나는 멀어진 가격이 되돌아올 것이라 봅니다.
두 방식은 손익 구조가 정반대입니다. 추세추종은 자주 틀리지만 한 번 맞으면 크게 법니다. 평균회귀는 자주 맞지만 한 번 틀리면 크게 잃습니다. 앞서 기대값 글에서 본 낮은 승률·큰 손익비와 높은 승률·작은 손익비의 두 모양이 바로 이 두 진영입니다.
많은 사람이 자기가 어느 진영인지 모른 채 둘을 섞습니다. 돌파를 보고 추세추종으로 들어갔다가, 가격이 빠지면 평균회귀를 기대하며 버팁니다. 추세추종으로 진입해 놓고 평균회귀로 청산하는 셈입니다.
이런 혼용이 큰 손실의 흔한 원인입니다. 추세추종의 진입에 평균회귀의 기대를 붙이면, 큰 이익은 짧게 끊기고 큰 손실은 끝까지 끌고 가게 됩니다. 두 방식의 약점만 한 매매에 모입니다.

두 방식은 손익 구조가 정반대다
추세추종은 승률이 낮습니다. 추세가 시작될 자리를 미리 알 수 없어, 여러 번 작은 손실을 받으며 진짜 추세 하나를 기다립니다. 그 하나가 앞선 손실 여러 번을 덮고도 남을 만큼 크게 법니다. 승률 35%에 평균 손익비 4:1 같은 모양입니다.
평균회귀는 반대입니다. 가격이 평균에서 멀어졌다가 돌아오는 일은 자주 일어나므로 승률이 높습니다. 대신 한 번 추세가 터지면, 평균으로 돌아올 것이라 믿고 버틴 포지션이 크게 무너집니다. 승률 70%에 평균 손익비 1:1 같은 모양이고, 그 한 번의 큰 손실이 작은 이익 여러 번을 한꺼번에 날립니다.
두 방식 모두 기대값은 양수일 수 있습니다. 다만 그 양수를 만드는 방식이 정반대입니다. 그래서 자기가 어느 모양을 쓰는지 알아야, 추세추종의 잦은 작은 손실이나 평균회귀의 가끔 오는 큰 손실을 정상으로 받아들이고 시스템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숫자로 따지면 두 방식의 차이가 분명합니다. 추세추종이 승률 35%에 평균 이익 4R, 평균 손실 1R이면 기대값은 0.75R입니다. 평균회귀가 승률 70%에 평균 이익 1R, 평균 손실 1R이면 기대값은 0.4R입니다. 둘 다 양수지만, 추세추종은 열 번 중 여섯 번 넘게 지면서 그 값을 만들고, 평균회귀는 열 번 중 일곱 번 이기면서 그 값을 만듭니다.
평균회귀의 진짜 위험은 그 평균 손실에 있습니다. 박스권에서 작게 지던 손실이, 박스가 추세로 바뀌는 순간 평소의 서너 배로 커집니다. 높은 승률만 보고 이 꼬리 손실을 우습게 보면, 한 번의 추세 전환에 1년 치 이익을 잃습니다.
두 방식이 트레이더를 무너뜨리는 방식도 다릅니다. 추세추종은 진짜 추세가 오기 전까지 작은 손실이 길게 이어져, 그 구간을 못 견디고 방식을 바꾸게 만듭니다. 평균회귀는 오랫동안 잘 맞다가 한 번의 큰 손실로 그동안의 이익을 한꺼번에 가져갑니다. 두 방식의 손실을 미리 각오하지 않으면, 손실이 나는 바로 그 순간에 시스템을 버리게 됩니다.

포지션 크기와 보유 기간이 다르다
두 방식은 포지션을 잡는 방법도 정반대입니다. 추세추종은 매매 횟수가 적고 한 번 진입하면 오래 들고 갑니다. 진짜 추세가 올 때까지 작은 손실이 길게 이어지므로, 한 번에 거는 크기를 작게 잡아 연속 손실을 견뎌야 합니다. 대신 추세를 탄 포지션은 트레일링 손절로 끝까지 끌고 가, 이익을 짧게 끊지 않습니다.
평균회귀는 매매 횟수가 많고 한 번 진입하면 짧게 끝냅니다. 목표에 닿으면 빠르게 익절하므로 회전이 빠르고, 그만큼 수수료와 슬리피지가 쌓입니다. 그리고 꼬리 손실 때문에 한 번에 거는 크기를 함부로 키우면 안 됩니다. 승률이 높다고 크게 걸면, 가끔 오는 큰 손실 한 번이 계좌를 크게 깎습니다.
같은 1% 리스크라도 기준이 다릅니다. 추세추종은 연속으로 몇 번까지 질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크기를 정하고, 평균회귀는 한 번의 꼬리 손실이 얼마나 클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크기를 정합니다.
각자 다른 시장에서 작동한다
추세추종은 시장이 한 방향으로 뻗는 추세장에서만 돈을 법니다. 평균회귀는 가격이 일정 범위를 오가는 박스권에서 돈을 법니다. 같은 자산이라도 대부분의 시간은 박스권에 가깝고, 큰 움직임은 짧은 추세 구간에 몰립니다.
추세장인지 박스권인지는 몇 가지로 가늠합니다. 고점과 저점이 차례로 높아지거나 낮아지면 추세장이고, 비슷한 고점과 저점 사이를 오가면 박스권입니다. ADX가 25 위로 오르면 추세 쪽, 20 아래로 내려가면 박스권 쪽으로 봅니다.
2023년 여름 BTC가 평균회귀의 시장이었습니다. 4월부터 9월까지 BTC는 25,000~31,000달러 범위를 오갔습니다. 31,000 부근에서 팔고 25,000~26,000 부근에서 사는 평균회귀가 이 구간에서 맞았고, 돌파를 노린 추세추종은 번번이 가짜 돌파에 당했습니다.
2023년 10월부터는 시장이 바뀌었습니다. BTC가 31,000 박스 상단을 돌파한 뒤 2024년 3월 73,777달러까지 한 방향으로 뻗었습니다. 이 추세장에서는 추세추종이 크게 맞았고, 신고점마다 되돌림을 노린 평균회귀는 번번이 틀렸습니다.
두 시장을 구체적인 매매로 보겠습니다. 여름 박스권에서 평균회귀 매매는 이렇게 흘러갑니다. BTC가 25,000~26,000달러로 눌렸을 때 매수해 30,000달러 부근에서 팔고, 다시 하단으로 내려오면 또 매수합니다. 같은 범위를 오가는 동안 작은 이익을 여러 번 쌓습니다. 회당 이익은 작고, 그 작은 이익을 여러 번 반복해 모읍니다.
같은 구간에서 추세추종은 반대로 당합니다. 30,000을 넘는 듯해 돌파 매수로 들어가면 가짜 돌파에 손절되고, 25,000을 이탈하는 듯해 돌파 매도로 들어가면 다시 되돌아와 손절됩니다. 추세가 없는 시장에서 돌파를 좇으면 양쪽으로 손절만 쌓입니다.
가을 추세장에서는 입장이 뒤바뀝니다. 31,000 돌파를 따라간 추세추종은 35,000, 40,000, 그 위까지 추세를 끝까지 탑니다. 반면 35,000이 비싸 보여 평균회귀로 숏을 친 사람은, 평균으로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가격이 더 올라 크게 잃습니다.
같은 자리라도 국면에 따라 반대로 움직여야 한다
31,000달러라는 같은 자리에서도 여름과 가을에 정반대로 움직여야 했습니다. 여름 박스권에서 31,000은 파는 자리였습니다(평균회귀 매도). 가을 추세장에서 31,000 돌파는 사는 자리였습니다(추세추종 매수).
그래서 "31,000에서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질문은 그 자체로 답이 없습니다. 먼저 지금 시장이 박스권인지 추세장인지를 정해야 그 자리에서 팔지 살지가 정해집니다. 자리를 보기 전에 지금 장이 어떤지부터 봅니다.

가장 어려운 구간은 박스권이 추세로 바뀌는 길목입니다. 31,000을 처음 넘었을 때, 그것이 또 한 번의 가짜 돌파인지 진짜 추세의 시작인지는 그 순간엔 알기 어렵습니다. 이 모호한 구간에서는 어느 방식도 확신하기 어려우므로, 돌파가 종가로 확정되고 되돌림에서 지지가 확인될 때까지 기다리는 편이 낫습니다. 국면이 바뀌는 자리에서 서두르면, 직전 국면의 방식으로 새 국면에 들어가 크게 당합니다.
크립토에서는 평균회귀가 더 위험하다
평균회귀는 가격이 평균에서 멀어지면 되돌아온다는 데 겁니다. 그러나 크립토는 24시간 쉬지 않고 거래되고, 한 방향으로 크게 뻗는 일이 잦습니다. 주식이나 외환의 박스권보다 추세가 더 자주, 더 멀리 갑니다.
그래서 크립토에서 극단값을 거꾸로 잡는 평균회귀는 한 번의 추세에 크게 당하기 쉽습니다. 신고점에서 숏을 치거나 급락 중에 거꾸로 매수하는 매매가 여기에 속합니다. 평균회귀를 크립토에서 쓴다면, 박스권이 분명히 확인된 자산과 구간에서만 쓰고 손절을 더 짧게 잡아야 합니다.
섞으면 약점만 합쳐진다
가장 큰 손실은 두 방식을 한 매매 안에서 섞을 때 나옵니다. 흔한 형태는 두 가지입니다.
- 추세추종 진입에 평균회귀 보유를 붙임: 돌파를 보고 샀는데 가격이 빠지자, 평균으로 돌아올 것이라 믿고 손절을 미룹니다. 추세추종의 작은 손절 규칙을 버리는 순간, 작은 손실이 큰 손실로 자랍니다.
- 평균회귀 진입에 추세추종 보유를 붙임: 박스 상단에서 팔았는데 가격이 박스를 돌파하자, 추세가 났다며 숏을 들고 버팁니다. 평균회귀의 손절 규칙인 박스 이탈을 버리는 순간, 추세에 그대로 당합니다.
두 경우 모두 한 방식의 진입 규칙에 다른 방식의 청산 규칙을 붙인 결과입니다. 진입을 어느 방식으로 했든, 청산도 같은 방식의 규칙을 따라야 합니다.
둘을 섞는 진짜 이유는 대개 손실을 인정하기 싫어서입니다. 추세추종의 손절을 받아들이기 싫어 평균회귀를 핑계로 삼고, 평균회귀의 손절을 받아들이기 싫어 추세를 핑계로 삼습니다. 어느 쪽이든 그 핑계가 작은 손실을 큰 손실로 키웁니다.

어느 것을 언제 쓰는가
먼저 지금 시장이 추세장인지 박스권인지 판단합니다. ADX가 높고 고점과 저점이 차례로 높아지면 추세장이고, ADX가 낮고 가격이 일정 범위를 오가면 박스권입니다. 추세장에서는 추세추종, 박스권에서는 평균회귀를 씁니다.
한 매매에는 한 방식만 적용합니다. 추세추종으로 들어갔으면 추세가 꺾일 때까지 들고 추세 청산으로 끝내고, 평균회귀로 들어갔으면 목표에 닿거나 박스가 이탈되면 끝냅니다. 진입과 청산의 논리를 한 방식으로 맞추는 것이 두 방식을 섞지 않는 길입니다.
초보일수록 한 방식만 골라 충분히 익히는 편이 낫습니다. 두 방식을 동시에 다루려 하면 시장이 바뀌는 길목에서 판단이 흔들리고, 결국 둘을 섞게 됩니다. 한 방식으로 한 시장에서 일관된 기록을 쌓은 뒤에 다른 방식을 더하는 순서가 안전합니다.
두 방식을 다 쓰고 싶다면, 한 매매 안에서 섞지 말고 아예 별도의 시스템으로 나눠 운용합니다. 추세추종용 셋업과 평균회귀용 셋업을 따로 두고, 각각 자기 규칙으로만 돌립니다. 실제로 큰 펀드들은 추세추종 전략과 평균회귀 전략을 별도의 전략으로 함께 굴립니다. 한쪽이 부진할 때 다른 쪽이 받쳐 주기 때문입니다. 핵심은 둘을 같은 매매 안에서 섞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두 방식을 분리한 셋업
추세추종 셋업 (추세장)
- [ ] 진입 조건: 주봉이 추세장입니다(고점·저점이 차례로 높아짐, ADX 20 이상). 일봉이 직전 고점을 종가로 돌파하거나, 직전 저점을 지킨 눌림목에서 반등합니다.
- [ ] 청산: 추세가 꺾일 때까지 보유하고, 직전 눌림목 저점이 종가로 이탈되면 청산합니다.
- [ ] 손절: 진입 근거가 된 저점 아래에 둡니다.
평균회귀 셋업 (박스권)
- [ ] 진입 조건: 시장이 박스권입니다(ADX 낮음, 일정 범위 횡보). 가격이 박스 하단에 닿고 긴 아래꼬리 같은 반등 신호가 나옵니다.
- [ ] 청산: 박스 중심이나 상단에 닿으면 청산합니다.
- [ ] 손절: 박스 하단을 종가로 이탈하면 청산합니다.

어느 방식이 더 낫다는 답은 없습니다. 자기 성향과 시간에 맞는 한 방식을 정하고, 그 방식이 맞는 시장에서만 쓰며, 한 매매 안에서 규칙을 섞지 않는 것이 전부입니다. 추세추종을 택했다면 잦은 작은 손실을, 평균회귀를 택했다면 가끔 오는 큰 손실을 시스템의 일부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둘 다 잘하려다 둘 다 어설프게 하는 것이 가장 나쁜 결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