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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ume Profile — 시장 합의 분포 읽기 (1편)
POC를 단순 지지선으로 다루면 도구의 절반도 못 씁니다. 단일 세션 프로파일 안에서 HVN·LVN·Value Area를 합의 분포의 언어로 다시 읽습니다.
> 시장이 가장 많이 거래한 가격은 한 점이고, 그 점에서 멀어질수록 거래는 적어집니다.
볼륨 프로파일(Volume Profile)은 1980년대 Peter Steidlmayer가 시카고 상품거래소(CBOT)에서 정리한 마켓 프로파일(Market Profile)과 옥션 마켓 이론(Auction Market Theory)에서 시작됐습니다. 같은 세션의 거래량을 시간 축 대신 가격대별로 쌓아서 보여주는 도구이고, 그 분포에서 세 개의 기준점이 나옵니다 — POC(Point of Control)는 가장 많이 거래된 가격, Value Area는 전체 거래량의 70%가 모인 가격 범위, VAH·VAL은 그 범위의 위·아래 경계입니다. 이 글은 볼륨 프로파일 시리즈의 첫 글입니다. 2편은 합성 프로파일(Composite Profile), 3편은 옥션 마켓 이론과 Open Type 분류로 이어집니다.
대중적으로 가장 흔한 사용법은 단순합니다. POC는 지지·저항선으로 쓰고, VAH·VAL은 박스권의 위아래 경계로 씁니다. 가격이 POC에 닿으면 반등을 기다리고, VAH를 위로 돌파하면 매수, VAL을 아래로 이탈하면 매도하는 식입니다. 이 사용법은 일반 차트 위에 수평선 몇 개를 더 그어 두는 정도라서, 볼륨 프로파일이라는 도구의 진짜 쓸모는 거의 살리지 못합니다.
볼륨 프로파일이 알려주는 핵심은 거래가 어느 가격에 몰렸는가입니다. POC는 그 세션 동안 거래가 가장 많이 일어난 가격이고, HVN(High Volume Node)은 거래가 두껍게 쌓인 구간, LVN(Low Volume Node)은 거래가 거의 없던 구간입니다. 두 구간은 같은 도구의 양면이지만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정반대입니다 — HVN은 가격을 붙잡아 두는 정체 구간이고, LVN은 가격이 빠르게 지나가는 빈 구간입니다. 이 차이를 먼저 잡아 두면 POC도, Value Area도, Naked POC도 같은 방식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POC는 지지선이라기보다 fair value입니다
POC가 지지선처럼 보이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그 세션 동안 거래가 가장 많이 일어난 가격이라서, 가격이 다시 돌아오면 매수와 매도가 함께 활발해지면서 흔히 잠깐 멈춥니다. 이 멈춤을 지지라고 읽으면 한 번은 맞아도 두 번째부터는 자주 빗나갑니다. POC는 가격이 잠깐 멈추는 자리일 뿐이고, 한쪽 방향을 막아 준다고 보기에는 근거가 부족합니다.
옥션 마켓 이론의 표현으로 바꿔 보면, POC는 시장 참여자들이 그 세션 동안 가장 적당하다고 본 가격, 즉 *fair value*입니다. fair value 근처에서 거래가 활발하다는 것은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 이 가격을 받아들인다는 뜻이고, 그래서 가격은 위아래 어디로든 갈 수 있습니다. POC를 지지·저항으로만 쓰면 맞을 확률이 동전 던지기와 비슷해지지만, 가격이 그 fair value를 어떻게 지나가는지를 함께 보면 판단의 근거가 하나 더 생깁니다.
구체적으로는 가격이 POC를 빠르게 지나가는지, 오래 머무는지를 봅니다. SPY가 2025년 1월 14일 일중 POC였던 575.80달러를 11시경 단 두 봉 만에 위로 뚫고 올라간 자리는 시장이 그 fair value를 더 이상 적당하게 보지 않는다는 신호였고, 그날 종가는 579달러 부근에서 마감됐습니다. 반대로 NVDA가 2024년 9월 23일 일중 POC였던 115.20달러 근처에서 다섯 시간 동안 오르내린 자리는 그 가격에 대한 동의가 강하게 유지된 세션이었고, 다음 날도 같은 영역에서 다시 출발했습니다. POC가 지지로 작동했는지 저항으로 작동했는지는 지나고 나서야 알 수 있습니다 — 진입하기 전에는 위로든 아래로든 갈 수 있는 자리로 봐야 합니다.
HVN과 LVN — 가격이 멈추는 구간과 빠르게 지나가는 구간
POC는 한 점이지만 거래는 여러 가격대에 걸쳐 퍼져 있습니다. 프로파일에서 막대가 두껍게 뭉친 곳이 HVN, 막대가 유난히 짧은 곳이 LVN입니다. 두 구간은 같은 도구의 양면이면서도 가격에 주는 영향은 정반대입니다.
HVN은 거래량이 두껍게 쌓인 가격 구간입니다. 이전 세션에서 매수와 매도가 가장 치열하게 부딪친 자리이고, 가격이 다시 돌아오면 흔히 한동안 멈춥니다.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 이 가격대를 익숙하게 여겨 주문이 쌓이고, 한 방향으로 밀어내려면 거래량이 더 크게 실려야 합니다. 그래서 HVN에서는 추세가 느려집니다.
반대로 LVN은 거래량이 유난히 적게 쌓인 가격 구간, 즉 매수자도 매도자도 거래하려 하지 않았던 가격대입니다. 양쪽 다 이 가격에서 거래할 이유를 못 찾아서 빠르게 지나가 버린 흔적입니다. 가격이 다시 LVN에 들어오면 똑같이 빠르게 지나가기 때문에, LVN에서는 추세가 빨라집니다.

이 차이를 셋업에 적용하면 진입 자리의 의미가 달라집니다 BTC가 2024년 10월 일봉 단위로 60,000~62,000달러 사이를 두 주 동안 HVN으로 만들었을 때, 11월 초 가격이 이 영역으로 다시 내려오자 4일 동안 같은 범위에서 오르내렸습니다. 같은 기간 67,500~69,000달러 구간은 LVN이었는데, 11월 중순 가격이 위로 돌파한 뒤 이 LVN을 단 여섯 시간 만에 통과해 71,000달러까지 갔습니다. 같은 돌파라도 HVN 쪽으로 들어가느냐 LVN 쪽으로 들어가느냐에 따라 진행 속도가 크게 달라집니다. HVN을 지지·저항으로 보는 사용법은 자주 맞지만, LVN은 지지·저항이 없다는 사실 자체가 가장 중요한 정보입니다.

Value Area의 정보는 그 70%가 채워진 모양에 들어 있습니다
Value Area는 POC를 중심으로 위아래로 넓혀 가면서 전체 거래량의 70%가 들어올 때까지 가격 범위를 잡은 것입니다. 70%라는 수치는 마켓 프로파일에서 굳어진 관행값이고, 정규분포에서 1 표준편차가 차지하는 약 68%와 가깝다는 설명이 흔히 함께 따라붙습니다. Steidlmayer가 시카고 선물의 일중 분포를 대체로 정규분포에 가깝다고 본 맥락과도 닿아 있고, 거의 모든 트레이딩 플랫폼이 이 70%를 표준값으로 씁니다.
정작 중요한 것은 그 70%가 어떤 모양으로 채워졌는지입니다. Value Area의 모양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 D 모양 (Balanced): POC가 Value Area 가운데에 있고 위아래로 대칭으로 퍼진 모양입니다. 매수와 매도가 비교적 균형을 이룬 세션이고, 다음 세션도 같은 fair value 부근에서 시작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 P 모양 (Buyer-controlled): POC가 Value Area 위쪽에 있고, 아래로 꼬리가 길게 늘어진 모양입니다. 매도가 한 번 강하게 들어왔지만 그 가격대에서 매수가 받아내며 위로 끌어올린 세션입니다. 일중 저점 근처에서 매수가 강하게 들어왔다는 뜻이고, 다음 세션이 갭업으로 출발할 가능성을 좀 더 높게 봅니다.
- b 모양 (Seller-controlled): POC가 Value Area 아래쪽에 있고, 위로 꼬리가 길게 늘어진 모양입니다. 위에서 매수가 시도했지만 이를 받쳐 줄 추가 매수가 따라오지 못해 매도가 위에서 강하게 들어온 세션이고, 그래서 다음 세션이 갭다운으로 출발할 가능성을 좀 더 높게 봅니다.
TSLA가 2024년 12월 18일 P 모양 Value Area로 마감한 다음 날 4% 갭업으로 출발한 사건이 대표적입니다. 같은 70% Value Area라도 어디에 무게가 쌓였는지가 다음 세션의 시작점을 미리 알려줍니다. 반대로 70%라는 숫자만 보고 VAH·VAL을 박스권의 두 경계로만 쓰면 이 모양 정보가 통째로 사라집니다.
Single Print과 Naked POC — 거래가 마무리되지 않은 흔적
볼륨 프로파일에서 가장 자주 놓치는 두 가지 흔적이 Single Print과 Naked POC입니다. 둘 다 세션이 끝났는데도 거래가 제대로 마무리되지 못하고 남은 가격 흔적이고, 다음 세션에서 자석처럼 가격을 끌어당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Single Print은 마켓 프로파일에서 한 가격대에 시간 블록이 단 하나만 나온 자리를 가리킵니다. 거래량 프로파일로 옮기면 아주 얇은 LVN이고, 가격이 한 방향으로 빠르게 움직이면서 그 가격대에서 거래를 거의 만들지 못한 흔적입니다. 시장이 그 가격을 받아들이지 못한 채 그냥 지나간 자국이고, 다음 세션에 가격이 다시 들어오면 빠르게 지나갑니다.
Naked POC는 직전 세션의 POC인데 다음 세션에서 한 번도 다시 가 보지 않은 채 남은 POC입니다. 가장 거래가 많았던 가격인데도 한 번도 다시 방문되지 않았다는 것은 시장이 그 fair value를 두고 떠나야 했다는 신호이고, 며칠에서 몇 주 안에 가격이 그 영역으로 돌아와 다시 거래를 채우는 경향이 있습니다.
ES(S&P 500 선물)의 사례가 분명합니다. 2025년 2월 5일 일중 POC였던 6,072 부근이 다음 5거래일 동안 한 번도 다시 방문되지 않은 채 남았고, 그동안 가격은 6,100~6,140 영역에서 거래됐습니다. 그러다 2월 13일 갭다운으로 6,065까지 내려와 정확히 그 Naked POC를 터치한 뒤 반등했습니다.
Single Print은 그 자리를 빠르게 지나간다는 것을, Naked POC는 언젠가 그 자리로 돌아온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두 흔적을 차트에 같이 표시해 두면 다음 세션에 가격이 어디로 갈지를 미리 그려 볼 수 있고, Naked POC는 목표가로도, 되돌림 때 받쳐 줄 지지대로도 쓸 수 있습니다.

Volume Profile과 TPO Profile — 같은 데이터를 다르게 그린 두 그림
볼륨 프로파일과 함께 자주 언급되는 도구가 TPO Profile(Time Price Opportunity Profile)입니다. 같은 세션의 데이터를 다른 단위로 쌓아 그린 두 그림이지만, 잡아내는 정보가 다릅니다.
볼륨 프로파일은 가격대별 거래량을 쌓습니다. 한 가격대에서 거래가 얼마나 많이 일어났는지를 보여 줍니다. 반면 TPO Profile은 가격대별 시간을 쌓습니다 — 한 가격대에서 가격이 얼마나 오래 머물렀는지를 봅니다. 30분 단위 블록으로 나눠서 한 가격대에 블록이 몇 개 나왔는지를 세는 방식입니다.
같은 세션에서 두 그림의 모양이 비슷하면 거래량도 시간도 같은 자리에 쌓였다는 뜻이라 더 믿을 만합니다. 반면 두 그림이 어긋나면 한쪽만 봐서는 안 보이던 정보가 보입니다. 흔히 어긋나는 경우는 짧은 시간에 큰 거래량이 들어온 자리입니다. 볼륨 프로파일에서는 HVN으로 보이지만 TPO Profile에서는 블록이 한두 개만 나온 자리인데, 이런 곳은 거래가 두껍게 쌓인 것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큰 주문 한 건이 만든 가짜 덩어리일 때가 많습니다.
AAPL이 2024년 11월 어닝 발표 직후 한 시간 동안 그날 거래량의 40%가 몰린 사례가 그렇습니다. 볼륨 프로파일에서는 거대한 HVN으로 보였지만 TPO Profile에서는 블록이 두 개뿐이었고, 그 가격대는 이후 며칠 동안 가격을 붙잡아 두는 구간으로 작동하지 못했습니다. 두 그림을 같이 보면 시간과 거래량이 정말 같이 쌓였는지를 따로 확인할 수 있고, 볼륨 프로파일만 볼 때 생기는 한계를 어느 정도 메워 줍니다.
> NVDA 일중 30분봉에서 직전 세션의 Naked POC가 142.50달러에 남아 있는 상태입니다.
> 당일 시가가 145.20달러로 위에서 시작하고 오전 두 시간 동안 144.50~146.00 박스권을 형성합니다.
> 가격이 박스 하단을 종가 기준으로 이탈하면서 직전 세션 VAL(143.80)도 같이 하향 이탈하면 셋업이 활성화됩니다.
> 매도 진입은 VAL 하향 이탈 봉의 종가에, 목표가는 Naked POC인 142.50으로 설정합니다.
> 손절은 진입 봉의 고점 위, 144.10 위에 둡니다.
> 가격이 Naked POC 도달 전에 다시 VAL 위로 종가를 회복하면 틀린 것으로 보고 청산합니다.
핵심은 Naked POC가 자석처럼 작동한다는 점입니다. 직전 세션에서 거래가 가장 많았던 fair value가 다시 방문되지 않은 채 남아 있는 상황에서 당일 가격이 그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면, Naked POC는 단순한 목표가를 넘어 가격이 자연스럽게 흘러가 닿는 자리가 됩니다. 매수 셋업은 같은 논리를 위로 뒤집어서 그대로 적용하면 됩니다.
단일 세션 프로파일이 쉽게 흔들리는 세 가지 경우
- 세션의 시작과 끝을 어디로 잡느냐: 단일 세션 프로파일은 세션의 시작과 끝을 어디로 잡느냐에 따라 POC·VAH·VAL이 달라집니다. 미국 주식 정규장(09:30~16:00)만 잡는지, 프리마켓·애프터마켓까지 넣는지, 24시간 선물의 RTH(Regular Trading Hours)만 잡는지에 따라 같은 날의 프로파일이 전혀 다른 모양으로 나옵니다. 매매하기 전에 도구 설정에서 어떤 세션 범위를 쓰고 있는지 확인해야 다음 세션과 제대로 비교할 수 있습니다.
- 뉴스·이벤트가 낀 세션: FOMC·CPI·어닝 발표가 낀 세션의 프로파일은 평소와 다른 모양으로 나옵니다. 발표 직후 한 시간 동안 거래량이 지나치게 몰리면서 가짜 HVN이 생기고, 그 HVN은 다음 세션에서 가격을 붙잡아 두는 구간으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흔합니다. 이런 세션의 프로파일은 따로 구분해서 봐야 합니다.
- 거래가 적은 종목: 일중 거래량이 100,000주 이하인 소형주나 일간 거래량이 100 BTC 이하인 작은 알트코인의 단일 세션 프로파일은 통계적으로 믿기 어렵습니다. 표본이 적으면 POC가 큰 주문 한두 건에 휘둘리고, Value Area의 70%도 거의 무작위에 가까운 모양으로 채워집니다. 단일 세션 프로파일은 거래가 충분히 많은 자산에서만 믿을 만한 정보로 씁니다.
단일 세션 신호의 정확도를 높이는 두 가지
- Volume Delta와 함께 보기: 볼륨 프로파일은 가격대별 전체 거래량만 보여 줄 뿐, 그 안에서 매수와 매도가 어느 비율로 섞였는지는 보여 주지 않습니다. Volume Delta(매수 거래량 − 매도 거래량)를 같은 차트에 깔면 HVN이 매수가 우세한 자리인지 매도가 우세한 자리인지가 한 가지 더 보입니다. POC 부근에서 Volume Delta가 양수로 쌓이면 그 가격대는 매수 쪽으로 기울어 있다는 뜻이고, 다음 세션의 방향을 좀 더 분명하게 확인해 줍니다.
- 직전 세션과 비교하기: 단일 세션 프로파일은 그 자체로도 정보이지만, 직전 세션의 POC·VAH·VAL과 비교해 어느 쪽으로 얼마나 이동했는지를 함께 보면 추세 전환을 한 박자 빠르게 포착할 수 있습니다. POC가 매일 한 방향으로 옮겨 가는 흐름, 두 세션 연속 같은 POC에 머무는 정체 흐름, 어제 Value Area 안으로 오늘이 들어오는지 벗어나는지가 모두 단단한 정보입니다. 이 세션 간 비교를 체계화한 도구가 다음 글에서 다룰 합성 프로파일이고, 여러 세션을 합쳐서 단일 세션의 한계를 메워 주는 도구입니다.